번아웃(Burnout)은 영국 크라이테리온 게임즈(Criterion Games)가 2001년에 시작한 아케이드 레이싱 시리즈입니다.
위험하게 달릴수록 차오르는 부스트, 상대를 들이받아 날려 버리는 테이크다운, 일부러 대형 사고를 내는 크래시 모드로 이름을 알렸고, 2008년 오픈월드로 바뀐 번아웃 파라다이스를 마지막으로 새 정식 작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리즈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작품마다 뭐가 달랐는지, 그리고 왜 더 이상 나오지 않는지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보기
- 개발: 크라이테리온 게임즈 (영국). 1·2편은 어클레임, 3편부터 EA가 유통
- 시리즈의 핵심: 위험 운전으로 채우는 부스트, 크래시 모드(2편), 테이크다운(3편), 오픈월드(파라다이스)
- 최고 평가작: 번아웃 3: 테이크다운 (메타크리틱 Xbox 94점, PS2 93점)
- 마지막 작품: 번아웃 파라다이스 (2008년), 리마스터 (2018년, 스위치 2020년)
- 지금: 크라이테리온은 배틀필드 전담. 번아웃을 만든 사람들은 독립해서 렉크리에이션, 스타워즈 갤럭틱 레이서(2026)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음

번아웃 시리즈 연표
| 작품 | 출시 | 기종 | 개발 | 새로 들어온 것 | 메타크리틱 |
|---|---|---|---|---|---|
| 번아웃 | 2001 | PS2, GC·Xbox(2002) | 크라이테리온 | 위험 운전으로 채우는 부스트 | 79 |
| 번아웃 2: 포인트 오브 임팩트 | 2002 | PS2, GC·Xbox(2003) | 크라이테리온 | 크래시 모드, 경찰 추격 모드 | 89 |
| 번아웃 3: 테이크다운 | 2004 | PS2, Xbox | 크라이테리온 | 테이크다운, 애프터터치, 온라인 | 94 |
| 번아웃 리벤지 | 2005 | PS2, Xbox, X360(2006) | 크라이테리온 | 같은 방향 차 들이받기(트래픽 체크) | 90 |
| 번아웃 레전드 | 2005 | PSP, DS | 크라이테리온 (DS는 Visual Impact) | 1~3편 모음 휴대용판 | 86 (PSP) |
| 번아웃 도미네이터 | 2007 | PS2, PSP | EA UK | 번아웃 연쇄 부활, 매니악 모드 | 76 |
| 번아웃 파라다이스 | 2008 | PS3, X360, PC(2009) | 크라이테리온 | 오픈월드, 쇼타임, 무료 업데이트 | 88 |
| 번아웃 크래시! | 2011 | PSN, XBLA, iOS(2012) | 크라이테리온 | 위에서 내려다보는 크래시 모드 외전 | 77 (iOS) |
|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 | 2018 | PS4, Xbox One, PC, 스위치(2020) | Stellar Entertainment | 모든 DLC 포함, 4K·60fps | 82 |
메타크리틱 점수는 기종별 점수 중 가장 높은 값입니다.
작품별 특징과 게임성
번아웃 (2001) – 잭 다니엘 같은 레이싱 게임

첫 번아웃은 열 명 남짓한 팀이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반대 차선 주행, 드리프트,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하는 위험 운전을 하면 부스트가 차고, 꽉 찬 게이지를 한 번에 다 쓰는 걸 “번아웃”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걸 끊지 않고 이어 가는 게 고수의 플레이였습니다. 사고가 나면 여러 각도에서 사고 장면을 다시 보여 줬는데, 이 연출이 시리즈의 상징이 됩니다.


공동 창업자 피오나 스페리(Fiona Sperry)는 당시를 돌아보며 “그란 투리스모가 고급 샴페인이라면 우리는 잭 다니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교한 시뮬레이션 대신 거칠고 빠른 맛으로 승부했다는 뜻입니다. 영화 ‘로닌’의 자동차 추격전과 파리 시내를 질주하는 단편 영화 ‘C’était un rendez-vous’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C’était un rendez-vous'(1976)는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허가도 받지 않고 새벽 파리를 달린 8분짜리 단편입니다. 메르세데스 450SEL 범퍼에 카메라를 달고 포르트 도핀에서 몽마르트르 사크레쾨르까지 신호를 무시하며 한 번에 찍었고, 소리는 페라리 275 GTB 엔진음을 따로 입혔습니다. 차 앞에 카메라를 낮게 붙인 시점과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해 가는 감각은 번아웃의 주행 화면과 그대로 겹칩니다.
- 모드: 챔피언십, 1:1 대결(Face-Off), 타임 어택, 2인 화면 분할 대전
- 엔진: 크라이테리온이 직접 만든 렌더웨어 3. 이 엔진을 알리는 역할도 맡은 게임이었습니다(아래 ‘비하인드 스토리’ 참고)
- 일본: 세가가 ‘Grand Heat’라는 이름으로 내려다 취소돼서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번아웃 2: 포인트 오브 임팩트 (2002) – 크래시 모드의 탄생

2편에서 시리즈를 대표하는 크래시 모드가 처음 나왔습니다. 정해진 교차로에 차를 던져서 최대한 큰 연쇄 사고를 내는 모드인데, 차량 배치가 매번 같아서 퍼즐처럼 최적의 각도를 찾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경찰차로 폭주 차량을 잡는 추격(Pursuit) 모드도 이때 들어갔습니다.


- Xbox판은 ‘디렉터스 컷’으로 크래시 교차로 15곳과 Xbox Live 순위표가 더해졌습니다.
- 일본에서는 2004년 4월 PS2판이 나왔고, 시리즈 첫 일본 발매였습니다.

번아웃 3: 테이크다운 (2004) – 시리즈의 정점

많은 팬이 최고작으로 꼽는 작품입니다. 이름 그대로 테이크다운, 즉 경쟁 차를 벽이나 다른 차에 밀어붙여 박살 내는 게 핵심이 됐습니다.
- 테이크다운을 하면 부스트가 차고 게이지 길이도 늘어납니다. 부스트는 아무 때나 쓸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 사고가 난 뒤에도 슬로모션 속에서 내 차의 잔해를 조종해 상대를 끌어들이는 애프터터치가 생겼습니다.
- 테이크다운 수로 겨루는 로드 레이지 모드, 크래시 모드의 마지막 폭발 ‘크래시브레이커’가 추가됐습니다.
- 월드 투어는 173개 이벤트, 차량 67대. 최대 8명 온라인 대전도 됐습니다(서버는 2010년 종료).
- 주행 중에는 60fps, 사고 장면은 파편을 더 많이 그리려고 30fps로 돌렸습니다.
- 음악은 EA Trax 40여 곡을 라디오처럼 DJ 스트라이커(Stryker)가 소개하는 구성이었습니다.

테이크다운은 다른 회사의 온라인 레이싱 게임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코스를 가로막고 서서 상대를 일부러 받아 버리는 걸 보고, 아예 그걸 게임의 규칙으로 만들어 버린 겁니다. 기획 문서에서는 이름이 ‘녹아웃’이었고, 처음엔 팀 안에서도 반신반의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영국 판매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만 2006년까지 230만 장 이상이 팔렸고 영국 아카데미(BAFTA) 게임상 3개를 받았습니다. 한국에도 2004년 10월 EA코리아를 통해 PS2·Xbox로 정식 발매됐습니다(45,000원).
번아웃 리벤지 (2005) – 교통량까지 무기로


리벤지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일반 차량을 들이받아 날려 버리는 트래픽 체크를 넣었습니다. 이전까지 피해야 할 장애물이던 차들이 이제는 상대에게 날려 보내는 무기가 된 겁니다. 점프대에서 상대 위로 떨어져 깔아뭉개는 버티컬 테이크다운, 일반 차량을 부수며 시간을 버는 트래픽 어택 모드도 들어갔습니다.


개발 과정도 홈페이지에 꽤 많이 공개됐습니다. 메뉴 화면 컨셉 아트에는 ‘Burnout Rush Hour’라는 이름이 적혀 있고, ‘Making the Tracks’라는 4부작 연재로 코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 2006년 Xbox 360판은 크래시 교차로 10곳과 라이벌 기능이 더해졌고, 한국에는 2006년 4월 정식 발매됐습니다.
- Xbox One·Series 하위 호환을 지원해서 지금도 Xbox로 할 수 있습니다(2018년 추가).

번아웃 레전드 (2005) – 휴대용 베스트 앨범
PSP와 DS로 나온 모음집입니다. 1~3편의 코스와 모드를 모으고 추격 모드를 되살렸습니다. PSP판은 86점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다른 회사가 옮긴 DS판은 38점으로 혹평을 받았습니다.


번아웃 도미네이터 (2007) – 크라이테리온이 만들지 않은 유일한 번아웃
크라이테리온이 파라다이스에 매달려 있는 동안 EA UK가 PS2·PSP로 만든 작품입니다. “초기작의 위험 운전과 사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돌아가겠다며 번아웃 연쇄를 되살렸지만, 크래시 모드와 온라인이 빠졌습니다. 평가는 76점으로 시리즈에서 낮은 편입니다.

번아웃 파라다이스 (2008) – 오픈월드로 다시 태어나다

처음에는 ‘번아웃 5’로 발표됐는데, 크라이테리온은 처음부터 “시리즈의 완전한 재발명”을 내세웠습니다. 코스를 고르는 메뉴 대신 파라다이스 시티라는 도시 전체를 돌아다니며 교차로에서 바로 레이스를 시작하는 오픈월드가 됐습니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얼마나 넓었을까
출시 당시 파라다이스 시티는 넓은 맵으로 화제였습니다. 패키지 뒷면에도 “250마일(약 400km)이 넘는 열린 도로”를 내세웠고, 한때는 면적이 200제곱마일이라는 말까지 돌았습니다. 다만 크라이테리온이 면적을 공식 발표한 적은 없고, 팬들이 직접 재 본 값은 면적 약 26제곱마일(약 67㎢), 달릴 수 있는 도로 약 218마일(약 350km)입니다(빅 서프 아일랜드 제외).
| 게임 | 출시 | 무대 | 도로 길이 |
|---|---|---|---|
| 번아웃 파라다이스 | 2008 | 가상 도시 파라다이스 시티 (5개 구역) | 약 218마일 (팬 측정) / 패키지 표기 250마일 이상 |
|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 2006 | 하와이 오아후섬 | 1,000마일 이상 |
그래서 ‘그 시절 가장 큰 맵’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2년 먼저 나온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가 오아후섬 전체를 1,000마일 넘는 도로로 옮겨 놓았으니까요. 그래도 다운타운 파라다이스, 하버 타운, 팜 베이 하이츠, 실버 레이크, 화이트 마운틴의 다섯 구역에 도심·항구·산길·고속도로를 빈틈없이 이어 붙이고 골목마다 점프대와 지름길을 숨겨 둔 도시라서, 번아웃 같은 아케이드 레이싱으로서는 넓고 촘촘한 맵이었습니다.



쇼타임 – 크래시 모드 대신
크래시 모드 대신 쇼타임이 생겼습니다. 달리다가 아무 데서나 쇼타임을 시작하면 차가 튀어 오르고, 부서진 차를 계속 굴려 주변 차들을 들이받을수록 피해 금액이 쌓입니다. 정해진 교차로에서만 하던 크래시 모드를 도시 전체로 넓힌 셈입니다.

로비 없는 온라인과 ‘머그샷’
혼자 달리다가 그대로 친구를 불러 같이 노는 온라인이 자연스럽게 섞였습니다. 로비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같은 도시에서 레이스를 열거나 도전 과제를 함께 깨는 식이고, 업데이트로 마크드 맨, 온라인 스턴트 런 같은 모드도 더해졌습니다. 카메라로 찍은 얼굴 사진이 테이크다운 순간 상대 화면에 뜨는 ‘머그샷’ 기능도 있었습니다.


도로마다 기록을 겨루는 ‘로드 룰’
도로마다 최단 시간과 쇼타임 최고 기록을 겨루는 로드 룰이 있어서, 그냥 지나다니던 길도 기록 경쟁의 무대가 됐습니다. 친구 기록이 걸린 도로를 지나가면 저절로 다시 도전하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출시 때는 없던 재시작 버튼
출시 때는 이벤트를 다시 시작하는 버튼이 없었습니다. 실패하면 출발했던 교차로까지 직접 차를 몰고 돌아가야 했는데, 크라이테리온이 로딩 화면을 “정말 싫어해서”였다고 합니다. 리뷰에서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고, 결국 2009년 2월 5일 1.6 업데이트에서 재시작이 들어갔습니다.

무료 업데이트와 빅 서프 아일랜드
무료 업데이트로 온라인 모드와 도전 과제, 오토바이, 낮과 밤, 날씨가 추가됐고, 2009년에는 유료 확장 빅 서프 아일랜드도 나왔습니다. 알렉스 워드는 무료 업데이트가 사람들이 게임을 금방 중고로 팔지 않게 하려는 전략이었다고 밝혔습니다.


‘Paradise City’와 DJ 아토미카
메인 테마는 건즈 앤 로지스의 ‘Paradise City’입니다. 게임 속 라디오 Crash FM은 DJ 아토미카가 진행했고, 크라이테리온 홈페이지에 블로그까지 연재했습니다.

파라다이스가 남긴 것
개발을 이끈 알렉스 워드(Alex Ward)는 “같은 세 시간을 해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걸 하는 게임”을 원했고, 크랙다운이나 머시너리즈 같은 오픈월드 게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출시 석 달 만에 100만 장이 팔렸고, 한국에는 2008년 1월 PS3·Xbox 360으로 정식 발매됐습니다.



번아웃 크래시! (2011) – 크래시 모드만 떼어 낸 외전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크래시 모드만 즐기는 다운로드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Wii 리모컨으로 도로를 그리는 게임으로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지루해서” 지금 모습이 됐다고 합니다. 알렉스 워드는 파라다이스에 크래시 모드를 넣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게임 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 (2018) –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번아웃

크라이테리온 출신 개발자들이 차린 Stellar Entertainment가 만든 리마스터입니다. 유료 DLC를 거의 모두 담았고 4K·60fps를 지원합니다. 2018년 PS4·Xbox One·PC, 2020년 스위치로 나왔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크라이테리온은 원래 엔진 회사였다 – 렌더웨어에서 번아웃까지
번아웃 이야기는 게임이 아니라 엔진에서 시작합니다. 크라이테리온은 1993년 12월 캐논이 영국에 세운 회사로, 캐논 유럽 연구 조직을 이끌던 데이비드 라우키(David Lau-Kee)가 대표를 맡았습니다. 첫 제품이 바로 렌더웨어(RenderWare)였습니다.
처음의 렌더웨어는 3D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소프트웨어만으로 3D 화면을 그려 주는 그래픽 도구였습니다. 윈도우·맥·유닉스에서 돌아갔고, 개발 키트는 1만 달러부터 팔았습니다. 쉽게 말해 게임 회사들이 3D를 직접 구현하지 않아도 되게 해 주는 “남이 쓰는 엔진”을 파는 회사였습니다. 피오나 스페리도 자신이 입사한 크라이테리온이 원래 게임용 기술을 만드는 회사였다고 회상합니다.
| 시기 | 렌더웨어와 크라이테리온 |
|---|---|
| 1993년 12월 | 캐논이 Criterion Software 설립, 첫 제품 렌더웨어 |
| 1996년 | 게임 개발 부문(Criterion Studios) 25명으로 출발 |
| 1999년 3월 | 소니가 PS2 미들웨어의 핵심으로 렌더웨어 선택 |
| 1999년 | 드림캐스트용 TrickStyle (어클레임 유통) |
| 2001년 3월 | 렌더웨어 3 첫해에 게임 11개 출시, 250개 넘는 스튜디오가 라이선스 |
| 2001년 11월 | 렌더웨어 3로 만든 번아웃 출시 |
| 2004년 7월 | EA가 크라이테리온을 렌더웨어와 함께 인수 발표 |
| 2007년쯤 | 렌더웨어 외부 판매 종료 |
게임 개발 부문은 경쟁 엔진 회사 Argonaut이 자기 엔진을 홍보하려고 게임을 내자, 크라이테리온도 렌더웨어로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려고 만든 조직이었습니다. 몇 개의 작은 게임을 거쳐 1999년 드림캐스트용 TrickStyle을 냈고, 이때 맺은 어클레임과의 인연이 번아웃 1·2편 유통으로 이어집니다.

렌더웨어가 크게 뜬 건 PS2 덕분입니다. PS2는 성능은 좋지만 개발하기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기계였는데, 렌더웨어를 쓰면 PS2·Xbox·게임큐브·PC용 게임을 한 번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소니가 1999년 PS2 미들웨어의 핵심으로 렌더웨어를 고른 것도 그래서입니다. 스페리는 이 덕분에 회사가 당시 비밀이던 PS2를 일찍 만져 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2004년 라우키 대표는 출시되는 게임의 5분의 1에서 4분의 1이 렌더웨어를 쓴다고 했을 정도입니다(회사 주장).
| 렌더웨어로 만든 대표작 | 출시 |
|---|---|
| GTA 3 · 바이스 시티 · 산 안드레아스 | 2001~2004 |
|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3 | 2001 |
| 번아웃 시리즈 | 2001~ |
| 소닉 히어로즈 | 2003 |
| 블랙 | 2006 |


번아웃은 바로 이 흐름 위에서 나왔습니다. 첫 번아웃은 렌더웨어 3로 만든 게임이었고, 크라이테리온은 이 게임을 렌더웨어를 다듬고 홍보하는 데에도 썼습니다. 엔진을 팔려고 만든 자랑용 게임이 회사를 대표하는 시리즈가 된 셈입니다. 그 시절 PS2에서 보기 힘든 속도감과 사고 연출이 가능했던 데에는, 엔진을 만든 사람들이 같은 회사에 있었다는 점도 컸을 겁니다.

어클레임에서 EA로 옮긴 이유
1·2편은 크라이테리온이 자기 돈으로 만들고 유통만 어클레임에 맡겼습니다. 두 편 합쳐 약 200만 장이 팔렸지만, 어클레임은 미국에서 마케팅할 돈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던 2003년 E3에서 EA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크라이테리온은 “창작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3편을 EA와 만들기로 합니다. 어클레임은 이듬해 2004년 9월 파산했습니다.
EA의 크라이테리온 인수
EA는 2004년 7월 크라이테리온을 렌더웨어와 함께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EA가 엔진보다 번아웃 팀을 원했다고 봤습니다. EA는 렌더웨어를 계속 외부에 팔겠다고 했지만, 경쟁사가 만든 엔진에 기대고 싶은 회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GTA를 만든 록스타는 자체 엔진 RAGE로 옮겼고(첫 작품은 2006년 ‘록스타 게임즈 프레젠트 테이블 테니스’), 렌더웨어는 2007년쯤 외부 판매가 끊겼습니다. 인수 금액도 EA 공시 기준 약 4,800만 달러와 6,800만 달러(캐논 부채 별도)라는 보도가 엇갈립니다.
새 번아웃이 나오지 않는 이유
EA가 공식적으로 이유를 밝힌 적은 없습니다. 다만 크라이테리온이 걸어온 길을 보면 짐작은 됩니다.
| 시기 | 일 |
|---|---|
| 2010·2012년 | 니드 포 스피드 핫 퍼슈트, 모스트 원티드 개발 |
| 2013년 | 직원 대부분이 다른 EA 스튜디오(고스트 게임즈 UK)로 옮겨 17명만 남음 |
| 2014년 1월 | 번아웃을 만든 알렉스 워드·피오나 스페리 퇴사 |
| 2022년 12월 | 니드 포 스피드 언바운드 출시 |
| 2023년 9월 | 배틀필드 개발로 전환 |
| 2026년 3월 | 배틀필드 스튜디오 감원에 크라이테리온도 포함 |
| 2026년 7월 | 30주년 로고에 “A Battlefield Studio”를 붙이고, EA 임원이 “배틀필드에만 집중한다”고 발언 |
시리즈를 만든 사람들은 회사를 떠났고, 회사는 다른 장르로 옮겨 갔습니다. 2026년 7월 30주년 인터뷰에서 번아웃은 여전히 스튜디오의 정체성이라고 말했지만, 신작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원작자들의 정신적 후속작
알렉스 워드와 피오나 스페리는 2014년 Three Fields Entertainment를 차렸습니다. 번아웃 상표는 EA 것이라 이름은 못 쓰지만, 사실상 번아웃의 정신을 잇는 게임을 만들어 왔습니다.
- Danger Zone (2017): 크래시 모드만 떼어 낸 게임
- Dangerous Driving (2019): 번아웃 3를 노린 레이싱 게임. 번아웃 3를 90명 가까이 만든 것과 달리 최대 7명이 만들었습니다.
- Wreckreation (2025년 10월): 파라다이스처럼 오픈월드를 달리면서 코스를 직접 짓는 게임. 메타크리틱 62점




Wreckreation 출시 후 유통사의 지원을 받지 못해 2025년 12월 팀 전체가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고, 2026년 7월 새 스튜디오 When Tides Turn을 차려 Wreckreation 2를 만들고 있습니다.

번아웃 제작진의 새 게임, 스타워즈 갤럭틱 레이서 (2026)
2026년 10월 6일 나온 스타워즈 갤럭틱 레이서(Star Wars: Galactic Racer)에도 번아웃을 만든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개발사 Fuse Games는 니드 포 스피드 언바운드가 나온 뒤인 2023년 3월, 크라이테리온 대표를 지낸 매트 웹스터(Matt Webster) 등 크라이테리온 출신 리더들이 영국 길퍼드에 세운 회사입니다. 회사 소개부터 “번아웃과 니드 포 스피드의 핵심 인물들이 이끄는 스튜디오”입니다.
| 창업자 | 번아웃에서 맡았던 일 |
|---|---|
| 매트 웹스터 (CEO) | 번아웃 3·리벤지 총괄 프로듀서, 파라다이스 프로듀서 |
| 피트 레이크 (제작 총괄) | 번아웃 파라다이스 프로듀서 |
| 스티브 업힐 (콘텐츠 총괄) | 번아웃 파라다이스 아티스트 |
다만 EA 게임은 아닙니다. 유통은 Secret Mode가 루카스필름 게임즈와 함께 맡았고, 번아웃 이름도 EA 것이라 쓰지 못합니다. 그래도 게임을 보면 번아웃이 바로 보입니다.
- 포드레이서, 랜드스피더, 스피더 바이크, 새로 만든 ‘스킴스피더’까지 네 종류의 탈것으로 달립니다.
- 상대를 들이받고 밀어내 박살 내는 테이크다운이 공식 소개에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 부스트는 두 단계입니다. 평범한 애프터버너 다음에 열이 쌓이는 ‘램제트’가 있고, 행성 기후에 따라 열이 쌓이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 캠페인은 로그라이트 방식이라, 너무 자주 부서지면 그 투어가 끝납니다. 웹스터는 사고가 화려하기만 하고 대가가 없던 레이싱 게임을 바꿔 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 최대 12명 온라인 대전, PS5·Xbox Series X|S·PC. 스팀 가격 64,500원, 한국어 지원 (2026년 10월 26일 확인)

평가도 좋습니다. 오픈크리틱 평균 87점에 평론가 96%가 추천했고, 영국에서는 출시 주 패키지 판매 2위에 올랐습니다. 번아웃의 DNA가 테이크다운과 화려한 사고에서 보인다는 평이 많아서, 번아웃을 기다리던 사람이라면 가장 가까운 대안입니다.

지금 번아웃을 하려면
-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 스팀(22,000원), EA 앱, PS4, Xbox One, 스위치에서 살 수 있습니다. 스팀판도 EA 계정 연결이 필요하고,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2026년 10월 26일 확인)
- Xbox 하위 호환: 번아웃 리벤지와 Xbox 360판 파라다이스는 Xbox One·Series에서 할 수 있습니다. 번아웃 3는 하위 호환 목록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원판 파라다이스: 2019년 온라인 서버가 닫혔고, 스팀에서는 2020년 리마스터로 대체됐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번아웃
제가 번아웃을 처음 만난 건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간 LG텔레콤 대리점이었습니다. 대리점 한쪽에 Xbox 본체로 번아웃 3를 해 볼 수 있는 체험대가 있었는데, 한 번 잡은 패드를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 업무가 다 끝났는데도 저는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하고 계속 달렸고, 결국 게임을 사 주시겠다는 약속을 받고 나서야 겨우 일어났습니다. 그 뒤로 부모님이 열심히 찾아다니신 끝에 PS2를 사 주셨습니다.

레이싱 게임 이야기는 포르자 호라이즌 6 후기에도 썼습니다.
Xbox One 시절 즐겼던 포르자 호라이즌 2를 요즘 PC에서 다시 돌리는 방법은 포르자 호라이즌 2 PC 구동 방법에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번아웃 시리즈 중에 가장 명작은 뭔가요?
평가로는 번아웃 3: 테이크다운(메타크리틱 94점)이 가장 높습니다. 오픈월드와 온라인을 좋아한다면 번아웃 파라다이스를 꼽는 사람도 많습니다.
번아웃 신작은 나오나요?
공식 계획은 없습니다. 크라이테리온은 2026년 7월 기준 배틀필드에만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번아웃 제작진이 만든 스타워즈 갤럭틱 레이서(2026)와 원작자들의 렉크리에이션이 그 맛을 잇고 있습니다.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 한국어 되나요?
안 됩니다. 스팀 기준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일본어, 폴란드어, 러시아어만 지원합니다.
지금 PC로 할 수 있는 번아웃은 뭐가 있나요?
정식으로는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 하나입니다. 스팀과 EA 앱에서 살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MCV – History lesson: The story of Burnout (2016)
- MCV – IP Profile: Burnout (2008)
- Game Developer – Devs reflect on the impact and legacy of Burnout Paradise (2018)
- Game Developer – Criterion cost put at $48 million (2004)
- Game Informer – Crash mode kept out of Burnout Paradise (2011)
- Digital Trends – Criterion says Burnout isn’t forgotten (2026-07-08)
- Three Fields Entertainment – A new chapter (2026-07-24)
- Star Wars: Galactic Racer 공식 보도자료 (2025-12-11)
- Traxion – How the team behind Burnout landed a dream Star Wars racing game (2026-06-24)
- OpenCritic – Star Wars: Galactic Racer
- Game Developer – Criterion to provide middleware for PlayStation 2 (1999)
- MCV – The rise of middleware 2.0 (2007)
- Wikipedia – Burnout (series))
- Wikipedia – Burnout Paradise
- Burnout Wiki – Locations (Burnout Paradise))
- Wikipedia – Test Drive Unlimited
- Steam – Burnout Paradise Remastered
최종 확인: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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